아동문학코너/평론

권정생과 시대의식-박금숙(어린이와 문학 2011, 5월호)

숲속니라 2011. 5. 10. 00:01

발굴 작품-

 

                             다긴주끼새이

                                                             

                                                                         권정생

 

 

 거꾸로 <다인죽끼새이>니까 바르게 고치면 <이새끼죽인다>가 됩니다.

 말의 나라는 일곱 빛의 세상으로 되어있읍니다.

 여기는 보랏빛과 짙은 고동색의 중간 나라였읍니다. 먼 곳에서 보면 진한 회색빛이기도 하고, 아주 검어 보이기도 합니다.

 사철 얼음이 얼고 무척 춥습니다.

 햇빛은 아예 구경도 못하고 가끔 푸르스름한 불길이 번개처럼 날아다니는 무서운 곳입니다.

 가엾은 아이 <이새끼죽인다>는 거기서 살게 되었읍니다.

 본래, <이새끼죽인다>가 태어난 곳은 학교 길의 모퉁이었읍니다.

 울타리 밖으로 빨간 나팔꽃이 방싯 피어난 아침이었읍니다.

 학교 가는 애들이 예쁘게 걸어가고 있었읍니다. 책가방을 둘러메고, 신주머니를 들고 노래 노래 부르며 사이좋게 손잡고 갔읍니다.

 “모두 다 착한 애들이야.”

 “제는 머리도 예쁘게 땋았다 그지?”

 “그래, 제가 땋았을까?”

 “아냐, 엄마가 거들어 주었을 거야.”

 아침 바람들이 소곤소곤 얘기하며 저쪽으로 갑니다.

 그렇게 모두들 칭찬 받는 아침인데, 뜻하지 않게 큰 일이 났읍니다.

 “냠냠냠......”

 식이가 초코리트를 들고 맛나게 먹으며 걸어가고 있었읍니다.

 마침 나팔꽃 울타리 모퉁이를 돌아가는데, 가만 가만 뒤따르던 철이가 초코리트를 홱 나꾸챘읍니다. 재빨리 달아나면서, 그만 입 안으로 쑥 넣어버렸읍니다.

 식이는 단번에 울상이 되었읍니다.

 새빨개진 얼굴을 무섭게 하고

 “이 새끼 죽인다!”

 엄포를 하며 좇아갔읍니다.

 <이새끼 죽인다>는 이렇게 해서 식이 입에서 태어난 것입니다.

 파아란 아침 하늘로 떠오르면서, <이새끼주죽인>는 금방 눈물이 났읍니다.

 (나팔꽃이랑, 그쪽 집 문간에 꽂힌 태극기가 나를 쳐다보고 얼마나 놀랐을까? 아이, 부끄러워.)

 <이새끼죽인다>는 어서 어서 멀리 달아나고 싶었읍니다. 철이처럼 초코리트를 빼앗은 것도 아닌데, 왜 이렇게 겁이 날까요?

 “애야, 너한텐 아무 죄가 없어.”

 <이새끼죽인다>가 돌아다보니, 어디서 왔는지 저와 비슷하게 보기 싫게 생긴 애가 가까이 서 있읍니다.

 “넌 누구니?”

 “내 이름은 <그만뒈져라>야. 덕이네 엄마 입에서 태어났어, 이제 방금.”

 <이새끼죽인다>는 가슴이 덜렁 했읍니다.

 “그럼, 너도 아주 불쌍하구나. 나만큼 못 생겼으니....

 <그만뒈져라>가 쓸쓸히 웃었읍니다.

 “하지만, 우린 아무 죄가 없어. 사람들이 뱉아놓은 거니까.”

 “그래도, 난 이름이라도 아주 예뻤으면 좋겠어.”

 <이새끼죽인다>는 아무래도 마음이 개운치 않았읍니다. <그만뒈져라>도 역시 그랬읍니다.

 덕이 엄마는 <그만뒈져라> 말고도 다른 나쁜 아이들을 많이 날려보냈읍니다. 모두 덕이를 꾸짖을 때 한 말입니다. 그게 모두 어디로 갔을까 궁금합니다.

 둘은 그냥 바람이 이끄는 대로 날아갔읍니다. 다행이 둘이서 함께 가게 되어 외롭지 않았읍니다.

 “너희들, 어디로 가는지 아직 모르고 있지?”

 데리고 가던 바람이 묻습니다.

 “몰라, 어디로 가니?”

 <그만뒈져라>가 물었읍니다.

 <이새끼죽인다>는 그냥 귀만 기울였읍니다.

 “너희들은 정말 불쌍해.”

 바람은 조금 근심스럽게 말했읍니다.

 <이새끼죽인다>와 <그만뒈져라>는 콩당 가슴이 뛰었읍니다.

 바람이 잠깐 망서리다 말했읍니다.

 “너희들이 가는 곳은 아직도 멀었어. 이 세상에서는 제일 먼 곳이야. 그리고 제일 나쁜 곳이야.”

 벌써 <이새끼죽인다>와 <그만뒈져라>는 훌쩍거렸읍니다.

 “어머! 벌써부터 울면 어떻허니? 그래도 죽거나 병들고 하는 일은 없으니 안심해. 그리고, 혹시 운이 트이면 살기 좋은 곳으로 옮겨질지도 모르니까 너무 슬퍼 말어.”

 바람은 자세히 친절하게 가르쳐 주며 위로했읍니다.

 그 사이 무척 먼 곳까지 왔읍니다.

 사람들이 사는 곳은 하나도 보이지않읍니다. 다만, 화안하고 시원한 공중에서 솜털 같은 구름만이 하늘거렸읍니다.

 <이새끼죽인다>와 <그만뒈져라>는 얼마동안 마음이 시원했읍니다.

 (차라리 이런 곳에 둥둥 떠다녔으면 좋겠다)

 둘은 그렇게 생각했읍니다.

 그러나 몸뚱이가 잠깐도 멈춰있지 않고 자꾸 흘러갑니다.

 “바람아, 내 몸을 꼭 붙잡고 있을 수 없니? 그만 여기서 살았으면 좋겠다.”

 <이새끼죽인다>가 바람에게 물어봤읍니다.

 “안 돼, 안 돼! 너희들이 이런 곳에 있으면 온 세상이 다 더러워져. 어서 너희들의 나라로 가야 해.”

 바람은 갑짜기 화를 내며 꾸짖듯이 말했읍니다.

 <이새끼죽인다>와 <그만뒈져라>는 새삼 저희들이 그토록 나쁜 아이들이라는 것을 깨닫고는 한층 설어웠읍니다. 입을 꼭 다물고 그냥 바람이 가는대로 끌려갔읍니다.

 얼마를 더 가다보니 오른 쪽 해뜨는 곳에서 향긋한 꽃냄새가 풍겨왔읍니다. 눈을 돌리니 분홍빛 나라가 보였읍니다.

 “호호호호......”

 “하하하하......”

 웃음소리가 들려왔읍니다.

 <이새끼죽인다>와 <그만뒈져라>는 그게 무엇인지 궁금했읍니다.

 “저건 누가 웃는 소리니?”

 “저기 사는 애들이야. 모두가 정답게 정답게 웃는 애들만 모였단다.”

 바람이 가르쳐 주었읍니다.

 “......<호호호호>도 살고 <까르르르>도 살고, <하하하하>랑 <후후후후>도 있단다. 모두 사이가 좋아 절대 싸움이란 건 없어. 너희들 하고는 아주 천지 차이야.”

 <이새끼죽인다>와 <그만뒈져라>는 부러운 마음이 불끈 치밀었읍니다. 온 세상의 정다운 웃음소리가 모인 아름다운 나라였기 때문입니다.

 그 곳을 지나가니 이번에는 푸른빛의 나라가 나왔읍니다. 그 푸른 빛과 같은 깨끗한 음악이 푸른빛 나라에 넘쳤읍니다.

 “저긴 아름다운 노래의 나라야. 기쁠 때, 슬플 때, 또 어린아이들이 정답게 부른 노래소리가 가득히 모인 곳이야. 저기도 화를 내는 애들은 하나도 없어. 그래서 언제나 푸르게만 보이는 나라야.”

 바람이 가르쳐 주는 말을 듣고 <이새끼죽인다>와 <그만뒈져라>는 포옥 한숨이 나왔읍니다.

 “우리도 저런 노래소리로 태어났드라면 얼마나 좋겠니?”

 <이새끼죽인다>가 <그만뒈져라>에게 귓속말로 소근거렸읍니다.

 “그래 말야. 난 덕이 엄마가 원망스러워.”

 <그만뒈져라>가 뾰루퉁거렸읍니다.

 <이새끼죽인다>도 식이를 원망했읍니다.

 또 식이의 초코리트를 뺏고 달아난 철이도 미웠읍니다. 철이 때문에 식이가 저를 만들어 냈다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푸른빛 나라가 지나갔읍니다.

 이번엔 주황빛 나라가 나왔읍니다. 어딘지 모르게 따뜻한 기운이 돌았읍니다. 무척 정답고 상냥한 말들이 흘러나오고 있었읍니다.

 바람이 숨을 들이키고 말했읍니다.

 “저긴 예쁜 말들의 나라야. 부드럽게 사랑스럽게 이야기한 것이 저기에 다 모였어.”

 주황빛 나라에선 꽃잎 같은 햇살이 눈부시게 빛나고 있었읍니다. 어둡고 침침한 곳은 아무데도 찾아볼 수 없었읍니다. 아이들의 얼굴은 줄곧 방실방실 웃고 있었읍니다.

 주황빛 나라가 지났읍니다.

 다음번엔 고요의 나라가 나왔읍니다.

 이곳 저곳 한숨 소리가 쉬지 않고 슬프게 들렸읍니다. 흐느끼는 소리도 났읍니다. 뽀이얀 안개 속엔 보랏빛 헝겊들이 나풀거리는 듯 했읍니다.

 “저건 뭐야?”

 <그만뒈져라>가 바람에게 물었읍니다.

 “저긴 세상 사람들이 토해 놓은 한숨들이 모인 곳이란다. 슬픔으로 가득 찼단다. 요사이는 더 한층 슬픈 한숨소리가 늘어나서 저리로 모여들고 있어. 제들도 나쁜 애들은 없지만, 저런 곳이 좋을 수는 없을 거야. 한숨과 슬픔이 없는 세상이 어서 와야 제들도 어서 웃는 얼굴이 될 텐데, 가엾구나.”

 한숨의 나라는 안개 속에 가리어 점점 보랏빛이 흐려지고 있었읍니다. 서늘한 바람이 맴돌았읍니다.

 “이번엔 뭐야?”

 <이새끼죽인다>가 얼굴을 찡그리며 물었읍니다.

 “에그, 구린내가 나는 것 같애.”

 <그만뒈져라>가 코를 싸잡았읍니다.

 “뿡 뿌웅 뿡-”

 “피쉬익-”

 “......?”

 “저건 방귀 소리야. 온 세상 사람들이 뀌어놓은 것이 저리로 다 모여들었으니 굉장치 않고 어쩌니? 아이구 시끄러워 어서 어서 지나가자.”

 방귀 나라는 노란 빛이었읍니다. 후텁텁하게 무딘 바람이 일렁거리고 있었읍니다.

 “제네들은 무척 태평이겠다.”

 <그만뒈져라>가 어이없다는 듯 말했읍니다.

 “그렇지도 않아. 어쩌다 가련하게 태어난 것을 속상해 하고 있단다. 그러니까 제들도 기분 좋진 않어.”

 바람이 말했읍니다.

 “그건 어쩔 수 없어. 사람들도 방귀만큼은 무척 싫어하니까. 부러 뀌어대지는 않을 것 아니니?”

 <이새끼죽인다>가 정색했읍니다.

 “모르는 말이야. 아이들 중에는 부러 장난으로 빵 빵 뀌어댄단다. 공부 시간에도 옆에 애들이 모두 웃고 떠들라고 빠앙 빠앙--- 에그 에그.”

 “참말, 애들은 버릇이 너무 없어.”

 이야기하면서 돌아다보니 방귀 나라에선 여전히 뿡뿡 빵빵 시끄럽게 떠들고 있었읍니다.

 “우리가 갈 곳은 아직도 멀었니?”

 <그만뒈져라>가 생각난 듯이 물었읍니다.

 “이젠 거의 다 왔어. 한가지 나라만 더 지나면 돼.”

 “그건 또 무슨 나라니?”

 <이새끼죽인다>가 묻는데, 눈앞이 갑자기 빨갛게 되어 사방이 무어가 무언지 분간을 못 하겠읍니다.

 “이게 바로 거짓말 나라야. 여기만 지나면 너희들이 있을 곳에 곧 닿을거야.”

 거짓말 나라는 정말 거짓말처럼 새빨갛게 멍청했읍니다. 술취한 것 같은 아이들이 비틀거리고 있었읍니다. 별별 거짓말들이 곤두박질을 하며 도무지 몸을 가누질 못 합니다. 땀을 뻘뻘 흘리며 이리 저리 날뛰는 것이 미웁기 전에 역시 가엾게 보였읍니다.

 (세상엔 남을 속이는 일들이 저렇게 많으니 어찌 믿을 수 있겠니? 제들도 괜히 그 많은 거짓말쟁이들 때문에 저 고생이야. 해야할 일을 못 하고 갈팡질팡 저러다가 어떻게 되는 걸까?)

 <이새끼죽인다>와 <그만뒈져라>는 콧등이 찡하게 울고 싶어졌읍니다. 저희들의 처지를 생각해서 거짓말 애들이 불쌍해 진 것입니다.

 “너희들 둘은 아주 착한 마음씨를 가졌구나. 남을 동정할 줄 아는걸 보니......”

 바람이 <이새끼죽인다>와 <그만뒈져라>를 번갈아 보며 정답게 말했읍니다.

 “우린 이렇게 이름은 나쁘지만 마음은 그렇지 않어. 제발 부탁이야. 우릴 살기 좋은 곳으로 데려다 줘.”

 <그만뒈져라>가 바람에게 애원했읍니다.

 “그건 나도 마음대로 못한단다. 저기있는 거짓말 나라의 애들도 속 마음은 다 착하지만, 어쩔 수 없이 저런 곳에서 살아야 한단다. 저렇게 미친 듯이 날뛰고 있지만 마음으로는 무척 애를 태우며 자기들을 만들어 낸 사람들을 위해서 빌고 있단다. 어서 모두가 정직한 사람이 되어달라고 말야.”

 빨간 거짓말 나라가 멀어졌읍니다.

 차츰 몸이 오들오들 떨리었읍니다.

 구름낀 날씨처럼 흐리었읍니다. 회색빛 안개가 서렸읍니다. 자세히 보면 보랏빛 같기도 한 짙은 고동색으로 무서운 생각이 더럭 나게 보였읍니다.

 “이제 다 왔구나. 너희들은 여기서 살아야 해.”

 바람이 말을 마치자, 귓전이 멍해졌읍니다. 무시무시하도록 나쁜 욕설들이 천둥소리처럼 우굴대었읍니다. 그 속에 <이새끼죽인다>와 <그만뒈져라>가 폭포수처럼 휘말려 들어갔읍니다. 파란 번개불이 일어났읍니다.

 “- 이새끼주긴다이새끼주긴다이새끼주긴다......”

 <이새끼죽인다>는 제 이름을 되풀이 되풀이 고함쳐 불렀읍니다. <그만뒈져라>도 마찬가지 그랬읍니다. 각기 식이의 목소리와 덕이 엄마의 목소리 그대로였읍니다. 사방에서 악세게 떠드는 모든 나쁜 말들은 지칠줄도 모르게 자기 이름을 외치며 둥둥 떠다녔읍니다.

 <이새끼주긴다>는 눈물이 났읍니다.

 <그만뒈져라>도 울었읍니다

 그리고는 눈을 감고 두 손을 가슴에다 포개었읍니다. <이새끼주긴다>는 한없이 아픈 마음으로 지금쯤 학교 운동장에서 뛰어놀고 있을 식이를 위해서 열심히 빌었읍니다.

 “이젠 두 번 다시 나 같은 불쌍한 애를 입으로 뱉아내지 말아줘. 그래서 모두가 착하게 고운 말을 쓰며, 사이좋게 지내기 바란다.”

 <이새끼주긴다>는 식이의 얼굴을 떠올렸읍니다. 철이를 떠올렸읍니다. 또 덕이 엄마랑 다른 많은 사람들 얼굴을 생각했읍니다. 그 얼굴 속에서 하얀 눈물을 머금은 식이가 고개를 끄덕이며 방그래 웃고 있었읍니다.

 

 

 

 * 몇 군데 오자가 보이지만『기독교 교육』(1970, 8·9)에 실려 있는 그대로 실었음    을 밝힌다.

 

 

 

 

 

            권정생 동화와 시대정신

                  「다긴주끼새이」를 중심으로

 

 

                                                                        박금숙

 

 

1. 부끄러워 40년간 꼭꼭 숨어 있던 글

 

 권정생(權正生, 1937∼2007)은 우리 아동 문학사에 한 획을 그은 작가로 평가받고 있다. 그는 1969년 월간『기독교교육』에 동화「강아지 똥」이 당선된 것을 시작으로, 1973년에는「무명저고리와 엄마」가 <조선일보> 신춘문예 동화부문에 당선되어 본격적으로 창작활동을 하였다. 이후 2007년 5월 17일 향년 70세의 나이로 타계할 때까지 소년소설을 비롯해 많은 동화를 발표하여 우리 아동 문학사에 큰 영향을 끼쳤다. 그런 탓인지 권정생 사후 비록 짧은 기간이지만 많은 학자들의 노력에 의해 그의 작품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면서 좋은 자료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그러나 등단 초기에는 작품이『기독교교육』,『새가정』,『신앙계』,『소년』등 다양한 월간지에 발표되어 흩어져 있던 점, 저자 자신의 개인적 사정(건강, 홀로 지방거주) 등으로 발표 후 제대로 관리가 되지 않은 점, 일부 월간지는 이미 폐간된 점, 이오덕과 주고받은 편지에 나오는 작품에 관한 내용, 등을 감안하면 그의 초기 작품 중 일부는 아직도 작품목록에서 누락되었거나 이미 출판된 단행본들에 실리지 못 한 미게재 작품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필자는「권정생 초기 동화 연구」1)라는 제목으로 석사논문을 준비하면서 이미 연구되어 학계에 발표되어 있는 자료들을 조사하였다. 원종찬이 엮은『권정생의 삶과 문학』(창비, 2008)을 바탕으로 초기 작품들의 확인 작업을 하였다. 권정생이 창작활동을 시작한 1969년부터 2007년까지의 기간 동안에 발표한『기독교교육』,『새가정』,『신앙계』,『소년』을 중심으로 살피기 시작했다. 국립청소년 도서관과 국회도서관에는 많은 책과 연구 자료들이 있었지만, 그가 초기에 집중적으로 발표한 잡지들의 호수가 몇 권은 빠진 게 있어 다른 곳을 찾아보아야 했다. 권정생이 기독교인이라는 점과「강아지 똥」이 실린 책이『기독교교육』이라는 점에 착안하여 기독교 관련 대학 도서관을 찾아다녔다. 그러던 중 감리신학대학교 도서관에『기독교교육』을 비롯한『새가정』,『신앙계』등이 호수(號數)가 빠짐없이 다 있음을 확인하고 주의 깊게 살펴보았다. 그러다『기독교교육』1970, 8·9월 합본호 목차에 <동화. 거꾸로 다인죽끼새이-권정생>이란 제목을 보게 되었다. 연구를 시작하기 일 년 전부터 권정생 문학과 관련된 자료들을 되도록 많이 찾아서 읽고 연구하려 노력하였는데 이 작품은 기존의 어떤 자료에도 제목조차 기록되어 있지 않은 작품이었다.

 

     거꾸로 <다인죽끼새이>니까 바르게 고치면 <이새끼죽인다>가 됩니다.〔…〕

     식이는 단번에 울상이 되었읍니다.

     새빨개진 얼굴을 무섭게 하고

     “이 새끼 죽인다!”

     엄포를 하며 좇아갔읍니다.

     <이새끼 죽인다>는 이렇게 해서 식이 입에서 태어난 것입니다.

     파아란 아침 하늘로 떠오르면서, <이새끼주죽인>2)는 금방 눈물이 났읍니다.

      (나팔꽃이랑, 그쪽 집 문간에 꽂힌 태극기가 나를 쳐다보고 얼마나 놀랐을까?        아이, 부끄러워.)

     <이새끼죽인다>는 어서 어서 멀리 달아나고 싶었읍니다.3)

 

 동화의 내용처럼 ‘어서 어서 멀리 달아나고 싶’을 만큼 ‘부끄러’웠는지 「다긴주끼새이」4)는 근 40년 동안 꼭꼭 숨어 있다가 이렇게 필자의 손에 조용히 다가왔다.  필자는, 이 작품이 독특하여 주목받을만한 작품인데도 불구하고, 왜 다른 작품과 달리 이후 세상에 알려지지 않았을까를 추측해 보았다. 첫째는 작가가 나타내고자 한 교훈이 너무 두드러진다고 판단했거나, 둘째는 작가의 진심이 너무 적나라하게 겉으로 드러난 작품이라고 생각했을 수도 있고, 셋째는 아이들이 읽는 동화의 주인공을 욕으로 하였기 때문이 아닐까 추측해 보았다. 그러나 작품이 작가의 손을 떠나 독자에게로 오면 작가가 어떤 의도를 가지고 썼든 그것은 작가의 것이 아니다. 왜냐하면 문학작품이란 독자의 경험과 배경지식에 따라 다양한 관점에서 읽힐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작품도 독자들에게 여러 관점에서 읽힐 수 있겠지만, 필자는 그 중 이 작품이 쓰여진 1960년대 후반의 시대적 상황과 작가가 지인들과 나눈 글이나 편지 내용을 참고하여 이 작품에 나타난 ‘말’의 상징을 생각하며 살펴보았다. 그리고 이 글에 나타난 작가의 숨겨진 의도가 무엇이었는지 나름대로 추측해 보며 살펴보았다.

 

2. 권정생과 시대의식

 

 “작가란 시대의 아픔과 인간의 고민을 대변하는 사람이다.”5) 권정생은 “정직한 말을 하자면 용기가 있어야 하는데, 나는 겁이 많아서 바르게 쓰지 못 했”6)다고 고백할 정도로 그의 초기 작품에서는 작가의식을 직접적으로 드러내지 못했다. 그러나  작품을 통하여 자신이 하고 싶은 말들을 돌려서 말하거나 비유나 상징, 알레고리 수법을 사용하여 나타내고자 하는 바를 표현했다.

 글을 쓴다는 것은 그 글을 쓰기 오래전부터 작가 자신이 직·간접적으로 체험했거나 사고(思考)한 여러 경험들이 쌓이고, 또 그 쌓인 것들이 발효되어 나온 것이 글이 된다. 그러므로 글은 곧 그 사람의 마음이고, 그 사람의 생각이라고 할 수 있다. 권정생이 아동 문학계에서 공식적으로 작품 활동을 하기 시작한 것은 1969년「강아지 똥」을 발표하고부터이다. 권정생은 자신의 동화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나의 동화는 슬프다. 그러나 절대 절망적인 것은 없다. 어른들에게도 읽히게 된 것은 아마 한국인이면 누구나 체험한 고난을 주제로 썼기 때문일 것이다. 〔…〕 누구나 가슴에 맺힌 이야기가 있으면 누구에겐가 들려주고 싶듯이 그렇게 동화를 썼는지도 모른다.”7) 또 “‘강아지 똥’은 50일 간의 고통 끝에 완성되었다.〔…〕 「무명저고리와 엄마」는 3년 동안이나 긴 시간을 두고 한 줄 한 줄 적었던 작품이다. 노트에도 적고, 생각나는 대로 종이 조각에도 적어 뒀던 것을 원고지에 정리”8)한 것이다. 많은 작가들이 자신의 체험과 경험을 바탕으로 글을 쓰지만, 일제 강점기에 태어나 6· 25를 겪으며 각종 병마와 싸워온 권정생은 다른 작가들 보다 더 특별히 자신이 체험하고 경험했던 아픔들을 글로써 승화시켰다고 할 수 있다.

 그가 쓴 많은 작품들에는 자신의 체험이 녹아 있는 이야기들과, 주변에서 보아왔던 주위 사람들의 아픈 이야기가 들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런데「다긴주끼새이」를 얼핏 살펴보면 ‘거짓말 하는 아이들’, ‘바른 말을 하지 않고 상스런 욕설을 하는 아이들’ 혹은 ‘세상의 모든 이들’이 이 동화를 읽고 그렇게 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긴, 다분히 교훈이 들어있는 동화로 볼 수 있다. 그러나 권정생이 동화를 쓰면서 가장 경계했던 것이 동화에 교훈이 담겨지는 것이다. 그는 “흔히 동화에다 무리한 설교조의 교훈을 담고 있는 것이 있는데, 과연 그런 동화가 우리 인간에게 얼마만큼 유익한지 알 수 없다. 인간이 인간다와질 수 있는 것은 훈시나 설교가 아니다. 고도로 발달된 과학 문명 속의 인간보다 잘 보존된 자연 속의 인간이 훨씬 인간답다. 설교를 듣는 것보다, 한 권의 도덕 교과서를 보는 것보다 푸른 하늘과 별과 그리고 나무와 숲과 들꽃을 보는 것이 훨씬 유익하다”9)라고 말했다. 그러면「다긴주끼새이」에서 권정생이 말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일까? 그런 의문을 품고 필자는「다긴주끼새이」가 발표된 1970년의 사건들을 살펴보고 더 거슬러 올라가 1960년대의 중요한 사건들을 찾아 신문과 서적들을 보았다. 1960년부터「다긴주끼새이」가 발표된 1970년 8. 9월경까지의 사건들 중 큰 사건을 중심으로 살펴보면 대략 다음과 같다.

 먼저 1960년은 4.19 혁명이 있었고, 1961년에는 부패하고 무능한 정권을 불신한다는 박정희 소장을 중심으로 한 일부 군 병력이 쿠데타를 일으키면서 전국에 비상계엄령이 선포된 5. 16 사태가 있었다. 1964년 6월 3일(수)에는 정부의 한일 국교 정상화 협상에 반대하는 대학가 시위 사태가 고대 서울대생을 비롯한 삼천여명이 데모를 하였다. 또 9월 1일(화)에는 언론윤리위법을 반대한 조선일보, 동아일보, 경향신문, 대구매일신문 등 4개 신문 구독을 금지한 사건이 있었다. 1965년 2월 9일, 박정희대통령은 반공의 제 2전선을 강조하고 6.25 전란 때 도와준 미국에의 보은으로 파병의 명분을 제시하며 비둘기 부대를 월남에 파병했다. 6월 23일(수)에는 반대 시위 함성 속에 14년 만에 한일 협정 정식 조인식을 치루었다. 1966년 4월 5일(화)에는 ‘부정부패를 추방하자. 우리는 탁류 속에 밀려가고 있다’는 구호를 내걸고 각계각층 100명을 대상으로 한 부정부패관련 설문 응답을 실시하기도 했다. 1967년 7월 9일(일)에는 김형욱 중앙정보부장이 7월 8일 교수, 학생, 문화인 등 194명을 포함한 총 312명이 ‘동베를린 거점 북괴 대남 공작단 사건’에 연루된 것으로 발표했다. 1969년 9월 14일(일) 새벽 2시 50분에는 집권 여당인 공화당이 박정희 대통령의 3선을 허용하기 위한 헌법개정안을 국회 제 3별관에서 불과 25분 만에 날치기 통과시킨 것과 더불어, 국민투표법안도 가결됨으로써 사실상 박정희 대통령의 3선이 가능해졌다. 1970년 4월 8일(목) 오전 6시 40분경에 서울특별시 마포구 창전동 산 1번지 와우지구 시민 아파트 15동이 무너져 33명이 사망하고 40명이 부상당한 사건이 있었다. 지은 지 4개월이 된 이 아파트의 붕괴 원인으로는 무면허 건설업자가 건설 허가를 받기위해 뇌물을 많이 썼기 때문에 공사비를 아끼느라 철근 70개를 넣어야할 기둥에 달랑 5개의 철근만 사용한 부실공사가 원인이 된 것이다.10)

 위에서 살펴본 일련의 사건들만 보아도 당 시대의 현실은 혼란의 시대였고, 어둠의 시대였으며 부정과 부패, 속임수와 거짓말로 얼룩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특히 권정생이 등단한 60년대 후반은 이러한 일들이 더욱 빈번하게 일어났다. 1963년 12월 선거에서 대통령이 된 박정희 정권은 “1960년대 후반부터는 개발을 위한 동원보다 반공을 위한 동원이 더 지배적이었다. 박정희는 1969년 신년사에서 이 해를 ‘싸우면서 건설’하는 해”11)로 선언했다. “반공주의가 점차 강화되면서 ‘반공’의 이름으로 가혹한 고문이 자행되는 일이 중앙정보부, 보안사, 경찰 등 억압적 국가기구를 중심으로 횡행했던 시대였다.”12) 또한 ‘박정희가 1967년 선거에서 “3선 개헌은 절대 하지 않는다”고 여러 차례 공언했’13) 음에도 불구하고 1969년 8월 7일에 3선 개헌안이 국회에 제출되었고 9월 13일에 본 회의에 회부되어 9월 14일 새벽 2시 50분에 국회 제 3별관 특별위원회실에서 개헌안을 발의하여 25분 만에 날치기로 통과시켰던 것이다. 이때 국회의장이었던 “이효상은 의사봉이 준비되어 있지 않자 주전자 뚜껑을 대신 사용했을 정도였다.”14) “3선 개헌안은 단지 대통령이 재선을 넘어서 한 번 더 대통령직을 수행한다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았다. 이제는 권력 엘리트 내에 있던 다원성이 완전히 억압되고, 권력이 더욱 더 한 사람에게 집중된다는 것”15)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이런 사태를 지켜보는 국민들과 지식인들의 눈에는 온 세상이 다 거짓말투성이로 밖에 보이지 않았을 것이다.  

「다긴주끼새이」가 발표된 1970년은 ‘재벌’, ‘국회의원’, ‘고급공무원’, ‘장성’, ‘장차관’ 등 소위 사회 기득권층의 부정부패와 부조리한 행태를 풍자형식으로 엮어낸 김지하의 장시「오적」이『사상계』5월호에 발표된 해이기도 하다. 당시 이 시로 김지하는 검찰에 불려가 심한 고초를 겪었으며『사상계』는 결국 이 사건으로 폐간되기에 이르렀다. 이런 과정을 지켜보았을 권정생이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직접 표현하기는 힘들었을지도 모른다.

 권정생은 등단 후, 이오덕이 사망할 때까지 그와 교류하면서 편지를 주고받았고, 이현주에게도 자신의 삶에 대한 이야기는 물론 문학, 교육, 자연, 인간, 통일, 신앙 등 여러 가지 일에 관해 쓴 편지를 주고받았다. 그중 1980년 12월 1일 이오덕에게 보낸 편지에서 “아동문학가 협회 월보는 부끄러운 휴지조각”이라며 소극적이고 무사안일하며 비겁한 문인들의 태도에 분노했다. 또한 “어두운 시대에 비굴할 수 있는 지혜를 가진 자가 바로 한국의 글쟁이들”16)이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1975년 1월 30일 이현주에게 쓴 편지에는 이렇게 자신의 심정을 토로했다. “그 어리고 착한 한 송이 꽃을 이리가 죽였다. 못된 여우들이 잡아 죽였단 말이다. 현주야, 지금 우리들은 꽃도 없어. 어린 왕자가 자기의 별에 두고 온 장미꽃처럼, 우리들의 꽃도 아마 아득히 먼 나라에서 우리처럼 외로워하고 있는지도 몰라. 〔…〕내가 슬퍼하는 건, 골덴 바지 때문이 아니야. 고무신 때문도 아니야. 꽃이 없기 때문이라는 걸, 아무도 모른다. 꽃이 어느 쪽에 있는지, 바람 때문에 냄새도 모르겠구나. 썩는 냄새, 썩는 냄새, 지독한 그것 때문에 숨통이 맥혀도, 소리 질러 외쳐보지 못하는 지금은 밤중이야. 그런데도 나는 오늘 웃었다. 바보처럼 노래도 했고 얘기도 했다. 기계가 된 거지. 꽃을 잡아 죽인 이리들이 만들어 놓은 어마어마한 기계 속에 나도 한 개의 부속품이 된 거야. 기름도 말라 쓰리고 아프게 돌아가는 틈바구니 속에서 우리는 갉아 먹히면서 돌고 있는 거야. 그걸 모르고 살고 있는 것이 바보인지, 알기 때문에 괴로워하는 것이 바보인지, 그것조차 분간 못하게 되었어. 억울하게 죽을까봐 두렵다. 지각(知覺)도 마비되어 버린, 나도 돌 뭉치가 되어버린 것 같구나.”17) 이와 같이 권정생은 이오덕과 이현주에게 보낸 편지에 어두운 시대를 아무 말도 못하고 살아가는 자신의 괴로운 심정을 토로했다. 이 편지 내용을 미루어보아도 권정생은 시대의 아픔과 인간의 고민을 대변하려는 뚜렷한 작가적 역사의식을 가지고 있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가장 거짓말이 난무했던 시대 중의 한 시기인 1960년 대 후반의 상황들에 대해 글로나마 표현하고 싶어 쓴 것이「다긴주끼새이」로 보인다.

 

3. 불의와 폭력에 대한 저항 다긴주끼새이

 

 권정생은 병으로 1966년 5월에 콩팥 하나를 들어냈다. 그 이듬해인 1966년 12월에는 방광을 들어내고 옆구리에 구멍을 뚫어 고무호스를 삼십 센티미터정도 아래로 넣어서 바깥으로 소변을 뽑아내는 주머니를 달고 살아야 했다. 의사는 2년 정도 살 수 있다고 했고 간호사는 한 6개월 살 수 있다고 했다. 그런데 2년이 지나도 죽지 않자 68년 가을이 되면서 무언가 쓰고 싶었고, 무언가 써야 되는데 써야 되는데 하면서 그 전에 써둔「깜둥바가지 아줌마」18) 란 작품을 <대구매일신문> 신춘문예에 응모하였지만 떨어졌다.19) 그 다음해에 「강아지똥」(『기독교교육』,1969년 6월),「어시장 이야기」(『기독교교육』, 1969년 11월), 「눈이 내리는 여름」(『기독교교육』, 1970년 6월)을 발표했다. 다음으로 발표한 동화가「다긴주끼새이」(『기독교교육』, 1970년 8-9월호)다. 즉 「다긴주끼새이」는 그의 네 번째 발표작품인 것이다. 이 작품 내용의 배경은 다분히 어둡고 암울하다. <다긴주끼새이>는 거꾸로 <이새끼죽인다>이다. 말의 나라는 일곱 빛의 세상으로 되어 있다.

 

     여기는 보랏빛과 짙은 고동색의 중간 나라였읍니다. 먼 곳에서 보면 진한 회      색 빛이기도 하고 아주 검어 보이기도 합니다.

     사철 얼음이 얼고 무척 춥습니다.

     햇빛은 아예 구경도 못하고 가끔 푸르스름한 불길이 번개처럼 날아다니는 무      서운 곳이기도 합니다. (65쪽)

 

 <이새끼죽인다>가 태어난 나라의 분위기는 이 글이 쓰여 질 당시 한국의 사회적 분위기와 비슷하다. 전쟁은 끝났으나 남과 북이 휴전선으로 갈라졌고 1967년부터 1971년까지 2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을 세우는 등 황폐해진 국토에서 국가재건을 꿈꾸는 보랏빛 도약의 시대였다. 하지만 전쟁으로 인한 상처들이 남아 서로를 믿지 못하는 고동색의 사회이기도 하였다. 조금이라도 자신에게 불리하게 되면 남의 상처를 파헤치고 상처위에 상처를 입히는 그런 사회였다. 조금 떨어진 이웃 나라에서 보면 ‘회색빛의 나라’이기도 했고 먼 나라에서 보면 아주 ‘검은 나라’이기도 했다. 또한 말 한마디 잘못하면 빨갱이로 몰려 죽임을 당하는, 심지어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의원들조차 중앙정보부에 끌려가 고문을 당하는 시대였다. 당시에 박정희가 “주동자는 누구든지 잡아다가 반쯤 죽여 가지고 공화당에서 내쫓으시오”라고 했다는 증언도 있20)을 정도로 정말 ‘사철 얼음이 얼’어 붙을 정도로 ‘무척 추운 나라’이며 ‘햇빛은 아예 구경도 못하고 가끔 푸르스름한’ 칼날과 같은 죽음의 ‘불길이 번개처럼 날아다니는 무서운 곳’이기도 했다.

 

     “냠냠냠…….”

     식이가 초코리트를 들고 맛나게 먹으며 걸어가고 있었읍니다.

     마침 나팔꽃 울티리 모퉁이를 돌아가는데, 가만 가만 뒤따르던 철이가 초코리      트를 홱 나꾸챘읍니다. 재빨리 달아나면서, 그만 입 안으로 쑥 넣어버렸읍니다.

     식이는 당번에 울상이 되었읍니다.

     새빨개진 얼굴을 무섭게 하고

     “이 새끼 죽인다!”

     엄포를 하며 좇아갔읍니다.

     <이새끼죽인다>는 이렇게 해서 식이 입에서 태어난 것입니다.

                                  〔…〕

     “얘야, 너한텐 아무 죄가 없어.”

     <이새끼죽인다>가 돌아다보니, 어디서 왔는지 저와 비슷하게 보기 싫게 생긴      애가 가까이 서 있읍니다.

     “넌 누구니?”

     “내 이름은 <그만뒈져라>야. 덕이네 엄마 입에서 태어났어, 이제 방금.”

     <이새끼죽인다>는 가슴이 덜렁했읍니다. (66쪽)

 

  <이새끼죽인다>가 태어나게 된 것은 식이가 초코리트를 들고 맛나게 먹으며 걸어가고 있을 때, 가만히 뒤따르던 철이가 초코리트를 홱 나꾸어 채 자신의 입으로 쑥 넣어버리며 달아났기 때문이다. 이 작품에서 권정생은 ‘식이’와 ‘철이’ ‘초코리트’, 그리고 ‘덕이 엄마’라는 단어를 상징적인 비유로 표현한 듯하다. 작가가 자신의 작품 속 주인공이나 주변 인물들의 이름을 정하거나 내용을 구성하는 언어를 선택할 때 의식적으로 상징성을 부여하는 일이 있기 때문이다. <이새끼죽인다>는 식이 입에서 태어났고, <그만뒈져라>는 덕이 엄마 입에서 태어났다. 덕이 엄마 입에서는 다른 나쁜 아이들(욕)도 많이 태어나 어디론가 날아갔다.

 ‘식(食)’은 우리가 일상생활을 해 나가는데 아주 중요한 행위이다. 하지만 대기 중의 공기가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고마움을 인식하지 못하듯 평범하게 보이는 사람 이름인 ‘식이’가 뜻밖에 탐욕이 많은 사람의 상징으로 비춰질 수 있다. 또한 식이의 초코리트를 빼앗아 먹고 달아난 ‘철(鐵)’이란 말은 강한 이미지를 떠오르게 하고 무기를 연상하게 하기도 한다. 즉 ‘철이’는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이라는 미명으로 무장하여 국민들을 억압하고 자유를 빼앗은 존재의 상징이라고 볼 수도 있다. 그러면 ‘초코리트’가 상징하는 것은 무엇일까? 당시 초코리트는 웬만한 가정의 아이들은 먹지 못하는 귀한 것이었다. 더군다나 시골에 거주하던 권정생에게 초코리트는 더욱 평범한 것이 아니었다. 한국 사람들에게 초코리트는 미국의 상징이며 배고픈 시대에 얻어먹던 귀한 간식이었다. 즉, ‘초코리트’는 한국 사람들이 선망하는 미국의 상징이면서 사람들 속에 존재하는 탐욕의 대상으로 볼 수 있다. 그리고 ‘덕이 엄마’는 ‘덕’스러워야 하는 ‘엄마’임에도 불구하고 ‘그만뒈져라’라는 험한 말을 내뱉음으로써 이름과는 정 반대인 행동을 한다. 어쩌면 이는 당시 횡행하던 위선과 허위의식을 꼬집은 ‘말’인지 모른다. 정부는 후진국에서 탈피하기 위해 국가재건이라는 이름을 내걸고 선진국으로 가기 위해 고성장 정책을 펼쳤다. 이런 시대 상황에서 경제성장에 뒤따르는 부를 쫓는 사람들 마음속에는 물질적인 탐욕이 강해졌고 부의 획득과정에서 아무렇지 않게 ‘이새끼죽인다’라는 폭력적인 언어를 사용하기도 했다. 정부는 정부대로 경제부흥과 반공의 논리로 무장한 채 국민들을 억압하고 자유를 빼앗았다. 그것이 안 될 때는 잡아다가 ‘그만뒈져라’하고 패서 반쯤 죽이는 일도 있었다.

  <이새끼죽인다>와 <그만뒈져라>는 바람에 실려 여러 나라를 지나게 된다. 둘은 얼마를 더 가다 향긋한 꽃냄새가 풍겨오는 분홍빛 나라를 보게 된다. 그곳은 정답게 웃는 애들만 모여 사는 곳이고 모두 사이가 좋아 절대 싸움이란 없는 나라다. <이새끼죽인다>와 <그만뒈져라> 는 부러워 마음이 불끈 치밀어 오른다. 그 다음으로 푸른빛과 같은 깨끗한 음악이 나오는 푸른빛 나라를 보게 된다. 그곳은 기쁠 때, 슬플 때, 또 어린이들이 정답게 부른 노래 소리가 가득히 모인 아름다운 노래의 나라이다. 또 화를 내는 애들은 하나도 없어 언제나 푸르게만 보이는 나라이다. <이새끼죽인다>와 <그만뒈져라>는 포옥 한숨을 쉬며 “우리도 저런 노래 소리로 태어났드라면 얼마나 좋겠니?” 라고 귓속말로 소근 거린다. <그만뒈져라>는 뾰루퉁거리며 덕이 엄마를 원망하고 <이새끼죽인다>도 식이를 원망한다. 또 식이의 초코리트를 빼앗아 달아난 철이도 밉다. 철이 때문에 식이가 저를 만들어 냈다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 다음은 주황빛 나라를 보게 된다. 그곳은 어딘지 모르게 따뜻한 기운이 돌고 무척 정답고 상냥한 말들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바람이 저긴 예쁜 말들의 나라라고 말해주며 부드럽게 사랑스럽게 이야기한 것이 다 모였다고 말해준다. 주황빛 나라에선 꽃잎 같은 햇살이 눈부시게 빛나고 있었다. 어둡고 침침한 곳은 아무데도 찾아볼 수 없었고 아이들의 얼굴은 줄곧 방실방실 웃고 있었다. 이들 살기 좋은 나라가 지나가고 고요의 나라가 나왔다.

 

     다음번엔 고요의 나라가 나왔읍니다.

     이곳저곳 한숨 소리가 쉬지 않고 슬프게 들렸읍니다. 흐느끼는 소리도 났읍       니다. 뽀이얀 안개 속엔 보랏빛 헝겊들이 나폴거리는 듯 했읍니다.

     “저건 뭐야?”

     <그만뒈져라>가 바람에게 물었읍니다.

     “저긴 세상 사람들이 토해 놓은 한숨들이 모인 곳이란다. 슬픔으로 가득찼단       다. 요사이는 더 한층 슬픈 한숨소리가 늘어나서 저리로 모여들고 있어. 제들       도 나쁜 애들은 없지만, 저런 곳이 좋을 수는 없을 거야. 한숨과 슬픔이 없는       세상이 어서 와야 제들도 어서 웃는 얼굴이 될 텐데, 가엾구나,”

     한숨의 나라는 안개 속에 가리어 점점 보랏빛이 흐려지고 있었읍니다. 서늘한      바람이 맴돌았읍니다.(68쪽)

 

 ‘고요의 나라’는 고요하고 아름다운 나라가 아니다. ‘보라빛 헝겊들이 나폴거’리고 ‘한숨 소리가 쉬지 않고 슬프게 들’리며 ‘흐느끼는 소리’가 나서 으스스한 기분이 드는 죽음의 계곡과 같은 나라이다. <이새끼죽인다>와 <그만뒈져라>에게 각 나라들을 구경시켜준 바람은 이 나라를 ‘한숨과 슬픔으로 가득 찬 세상’이라고 말한다. <이새끼죽인다>와 <그만뒈져라>가 본 ‘고요의 나라’는 바로 ‘대한민국’일 가능성이 크다. 인도의 시인 타고르는 우리나라(조선)를 ‘고요한 아침의 나라’라고 말했다. 그러나 권정생이 이 작품을 쓸 당시의 한국 사회는 ‘세상 사람들이 토해 놓은 한숨’들로 가득 차 있었고, ‘슬픔으로 가득’차 있었기 때문이다. ‘바람’이 ‘한숨과 슬픔이 없는 세상이 어서 와야’한다고 말한 것은 바로 작가의 ‘바람’이라고 볼 수 있다.

 이와 비슷한 예로 『유토피아』를 쓴 ‘토마스 모어(Thomas More)’는 자신의 글 속에 ‘라파엘’이란 학자를 등장시켜 그가 여행한 알려지지 않은 많은 나라들과 유토피아 섬에 대해 듣게 된다. 라파엘은 유토피아 섬의 공무원 제도, 법률문제, 노동 조건, 도덕적 철학, 외교 관계, 전쟁, 종교 등에 대해 말한다. 하지만 라파엘이 말한 그 유토피아는 토마스 모어 자신이 추구한 세계이고, 그 책에 나오는 전쟁이나 종교관 역시 바로 모어 자신이 희망하는 바였다. 이처럼 <이새끼죽인다>와 <그만뒈져라>에게 일곱 나라를 보여주면서 각 나라들에 관한 이야기를 해주고 그 나라의 문제점들을 지적하면서 어떤 나라가 와야 한다고 이야기 해주는 ‘바람’은 바로 ‘작가 자신’일지 모른다. 또한 향긋한 꽃냄새 풍기는 ‘분홍빛 나라’와 노래 소리 가득한 ‘푸른 빛 나라’, 정답고 상냥한 말들로 가득한 따뜻한 기운이 감도는 ‘주홍빛 나라’는 작가가 꿈꾸고 염원하는 유토피아일 것이다.

  <이새끼죽인다>와 <그만뒈져라>는 노란 방귀나라를 지나 빨간 거짓말의 나라에 닿는다. 거짓말 나라는 정말 거짓말처럼 새빨갛게 멍청했다. 술 취한 것 같은 아이들이 비틀거리고 별별 거짓말들이 곤두박질을 하며 도무지 몸을 가누질 못하는 나라이다. 그곳에서는 ‘세상엔 남을 속이는 일들이 저렇게 많으니 어찌 믿을 수 있겠나?’ 하는 생각이 든다. 그 많은 거짓말쟁이들 때문에 해야 할 일을 못 하고 갈팡질팡 하며 고생하는 거짓말 애들이 불쌍해지기까지 한다. <이새끼죽인다>와 <그만뒈져라>는 바람에게 외친다. “우린 이렇게 이름은 나쁘지만 마음은 그렇지 않어. 제발 부탁이야. 우릴 살기 좋은 곳으로 데려다 줘.”

 드디어 <이새끼죽인다>와 <그만뒈져라>가 살게 될 나라에 도착하게 된다. 그곳이 바로 보랏빛 같기도 한 짙은 고동색의 나라이다. 지나온 좋은 나라들에 대한 그리움 때문에 그곳에서 둘은 자신들의 처지가 생각나 눈물을 흘리지만 두 손을 가슴에 포개고 자신들을 만들어낸 식이와 덕이 엄마를 위해 열심히 빈다. “이젠 두 번 다시 나 같은 불쌍한 애를 입으로 뱉아내지 말아줘. 그래서 모두가 착하게 고운 말을 쓰며, 사이좋게 지내기 바란다.”라고.

 이 작품에는 권정생이 염원하고 그리는 나라가 담겨져 있다. 권정생은 “전쟁이 지나간 자리엔 팔도강산에서 퍼져 나온 욕설들이 가뜩이나 황폐해진 아이들의 정서에 더욱 나쁜 영향을 끼쳤다.”21)고 했다. <이새끼죽인다>와 <그만뒈져라> 는 일상생활 속에서 무심코 뱉어져 태어난 언어들이다. 그러나 이 언어들도 자신들이 나쁜 언어로 태어난 것을 싫어하고 욕설의 언어로 태어나 어둡고 침침한 곳에 살아가야 하는 것을 싫어한다. 자신들도 남들처럼 아름다운 노래의 나라, 예쁜 말들의 나라, 사랑스럽고 부드러운 나라에 살고 싶어 한다. 그것은 거짓말의 나라, 욕의 나라, 시기하는 나라가 없는 아름답고 정답고 진실 된 말의 나라가 오기를 염원하는 권정생이 그리는 나라인 것이다. 그는 이오덕에게 “언제 통일이 될까요? 그리고 자유가 올까요? 하고 싶은 이야기를 마음껏 하면서 살고 싶습니다. 그렇게 되도록 노력해 주십시오. 먹는 것보다 입는 것보다 가장 소중한 자유를 주십시오.”22)라고 썼다. 권정생이 작가로서 제일 안타깝고 절망스러워 한 것이 바로 ‘하고 싶은 말을 마음껏 하지 못하고 사는 것’이었다. 권정생은 전쟁의 상처를 씻기 위해 평화로운 세상이 오고 통일이 와야 한다고 했다. 그 평화로운 생활이란, 잘 먹고 잘 사는 세상이 아닌 진실을 말할 수 있는 자유로운 세상이어야 한다고 했다. 이 나라에도 폭력과 맞서서 진실의 말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진리의 나라가 오기를 열망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새끼죽인다’와 ‘그만뒈져라’는 다분히 폭력적인 말이다. 권정생이 이 동화를 쓸 즈음인 60년대 말(末)은 진실된 말을 하고,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하면 “이 새끼 죽인다”라는 위협을 받던 시대였고, 더 나아가 “그만 뒈”질 수 있는 험악한 시대였다. 그래서 사람들은 폭력과 정면으로 맞서는 것을 두려워했다. 작가들 역시 직접적으로 폭력에 대항하는 사람이 드믄 시대였다. 권정생이 즐겨 읽고 많은 영향을 받은 막심고리끼의『어머니』에 나오는 말처럼, “진리를 말할 수 있는 사람치고 쉬운 삶을 살아가는 사람은 하나도 없”23)는 시대였지만 몇몇 작가들은 자신의 문학 작품에 은유와 상징, 알레고리 수법을 써서 이런 시대와 맞서고자 했다. <이새끼죽인다>와 <그만뒈져라>가 거짓말이 난무한 이 세상이 밉고 가엽다고 말한 것처럼 권정생도 부조리한 현실이 밉고 가여웠던 것이다.

 권정생은 동화를 쓰면서 세상이 달라지길 원했다. 단적인 예로 권오삼과의 전화 내용에서도 “아재야, 봐라. 내가 동화를 몇 십 년 썼잖아. 그런데도 세상이 달라진 게 하나도 없어.24)”라고 말했다. 그는 어린이들만은 당 시대와 같은 사회에서 살지 않기를 바랐다. 순수하고 맑은 영혼을 가진 어린이들만이라도 진리 속에서 자라나길 원했다. 그래서 진리에 대한 열망을 꿈꾸며 불의와 폭력에 대한 저항을 이 작품을 통해 표출했으리라 생각된다. 즉 이 작품은 어두운 시대에 대한 시대적 작가 의식의 발로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3. 남아 있는 문제들

 

 권정생은 초기작품들에서는 하고 싶은 말들을 돌려서 말하거나 비유나 상징, 알레고리 수법으로 표현함으로써 시대의 아픔을 표현했다. 그가 작품 활동을 시작한 1960년대 후반과 그 이전 초반의 시대는 앞서 살펴본 것처럼 혼란의 시대였고 부정부패가 만연하고 거짓말이 난무한 시대였다. 사회 기득권층의 불의와 부정, 거짓말이 난무했던 한 시기인 1960년대 후반과 1970년대 초반의 상황 속에「다긴주끼새이」가 쓰여진 것이다.

 권정생은 ‘식’이와 ‘철’이, ‘초코리트’, 그리고 ‘덕’이엄마라는 상징성을 띤 이름으로 부를 쫓는 사람들의 마음속에 있는 물질적인 탐욕을 드러냈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이 시대에 횡행했을 <이새끼죽인다>와 <그만뒈져라>라는 폭력적인 언어 ‘말’을 내세워 위선과 허위의식을 꼬집으면서 시대상황을 고발했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이 언어들을 인도해가는 ‘바람’의 말을 빌어 작가가 하고 싶은 말, 열망하는 나라에 대한 작가의식을 표출했다고 볼 수 있다. 즉, 이 작품은 1960년대 후반과 1970년 초반에 저질러진 거짓말과 폭력에 말없이 저항하고자 했던 작가의식의 발로인 것이다.

「다긴주끼새이」는 권정생이 발표는 했으나, 세상에 알려지지 않고 숨어 있던 작품이다. 권정생 사후 그의 문학과 삶은 어느 정도 정리된 듯 보인다. 하지만 아직도 남아 있는 문제들이 있다. 「다긴주끼새이」처럼 권정생의 미발표, 미발굴 작품이 더 있을 것임에도 불구하고 필자의 개인적 사정과 짧은 시간의 제약 때문에 조사가 심도 있게 다루어지지 못하고 수박 겉핥기식으로 된 점을 유감으로 생각한다. 이제라도 이에 대한 조사 연구와 체계적인 정리가 필요하다. 특히 권정생과 평생 교류하면서 작품을 논하고, 개인사까지도 편지로 주고받은 이오덕과의 편지를 담은『살구꽃 봉오리를 보니 눈물이 납니다』(한길사, 2003)를 보면 권정생의 작품에 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그가 이오덕에게 자신의 동화에 대해 상의한 것들이 있는데 그 중에서 몇 작품의 제목들은 아직 정리되지 않은 상태이다. 이 책에는「얌얌이의 무덤」,「니나와 아기별」,「파리가 날아간 푸른 하늘」(30쪽), 「둘째 아들」(53쪽),「새해 아기」(71쪽) 등 필자가 처음 보는 제목들이 보인다.‘겨울 망아지들’이 『꽃님과 아기 양들』(대한기독교서회, 1975)로 바뀌고 나중에는 『슬픈 나막신』(우리교육, 2002)으로 제목이 바뀌어 출판된 것처럼, 이 작품들이 다른 제목으로 출판되었는지, 아니면 아직도 미 발굴 자료들로 남아 있는지 연구자들의 확인이 필요하다. 이와 관련하여 이오덕의 자제분들이 혹시 두 사람 사이에 주고받은 편지나 작품, 혹은 메모형식의 쪽지 등 아직 공개가 안 된 작품이나 자료를 가지고 있으면 적극적으로 공개하여 함께 공유하였으면 하는 바람이다. 작가가 산고의 끝에 탄생시킨 작품들이 세상의 빛을 보고 그로 말미암아 그 글을 읽는 어린이들이 행복해지고, 또한 우리 아동 문학을 위한 연구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것이 아동문학계에 우뚝 자리 잡은 고인의 위상을 한층 더 높여주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참고문헌>

 

 

 

권정생, 「다긴주끼새이」, 『기독교교육』, 1970, 8. 9월호.

권정생, 『강아지 똥』, 세종문화사, 1974.

권정생, 『죽을 먹어도』, 아리랑 나라, 2008.

권정생, “머리말”, 『초가집이 있던 마을』, 분도 출판사, 1997.

권정생, 이철지 엮음, 『오물덩이처럼 딩굴면서』, 종로서적, 1987.

권정생, 이오덕, 『살구꽃 봉오리를 보니 눈물이 납니다』, 한길사, 2003.

권정생, 「영원히 부끄러울 전쟁」, 『우리들의 하나님』, 녹색평론, 1996.

권정생, 『꽃님과 아기양들』, 대한기독교서회, 1975.

권정생, 『슬픈 나막신』, 우리교육, 2002.

권오삼, 「전화로 나눈 7년 동안의 이야기」, 『어린이 문학』, 2009, 6.

막심 고리끼, 최윤락 역, 『어머니』, 열린책들, 1992.

안승덕,『아동문학 작품 해설』, 배영사, 1986.

원종찬, 『권정생의 삶과 문학』, 창비, 2008.

조희연, 『박정희와 개발독재시대』, 역사비평사, 2007.

동아일보, 『사진으로 보는 韓國 百年 2』, 동아일보사, 2004.

논문: 박금숙, 「권정생 초기동화 연구」, 고려대학교 인문정보대학원 석사 학위 논문, 2008.

신문: <조선일보>, <동아일보>

박금숙: 고려대학교 인문정보대학원에서 「권정생초기동화연구」로 석사학위를 받았고, 심도       있는 아동문학을 공부하기 위해 현재, 건국대학교 일반대학원 동화미디어창작과에        재학(석사, 4학기차)하면서「강숙인 역사동화 연구」논문을 쓰고 있다. 또한 민락중       학교, 분당내정중학교, 송호고등학교에서 토론 논술을 지도했다.


1)  필자는 논문제목을 <권정생 초기동화> 라고 했기에 권정생 작품을 초기와 중기 후기로 나누었다. “권정생 작품을 통시적으로 볼 때 1969-1980년대까지를 초기로, 1981-1996년까지를 중기로, 1997-2007년까지를 후기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이에 대한 근거는 논문에 실려 있다. - 박금숙,「권정생 초기동화 연구」, 고려대학교 인문정보대학원 석사 학위 논문, 2008, 12-14쪽.

2) 본문 내용에 실린 그대로 옮긴다. <이새끼죽인다>라고 써야 하는데 오자가 있던 모양이다.

3) 권정생, 「다긴주끼새이」, 『기독교교육』, 1970, 8.9월호, 65-66쪽.

4) 목차에는 제목을 (동화·거꾸로 다인죽 끼새이)로 표기하고 본문에서는 <다긴주끼새이>로 표시하고 있다.

5) 안승덕,『 아동문학 작품 해설』, 배영사, 1986, 27쪽.

6) 권정생, ‘머리말’, 『초가집이 있던 마을』, 분도 출판사, 1997, 7쪽.

7) 권정생, 이철지 엮음, 『오물덩이처럼 딩굴면서』 종로서적 1987, 156쪽.

8) 위의책, 155쪽.

9) 위의 책, 156쪽.

10) 당시의 <조선일보>와 <동아일보> 에 실린 기사를 참고하였다.

11) 조희연, 『박정희와 개발독재시대』, 역사비평사, 2007, 106쪽.

12) 위의 책, 106쪽.

13) 위의 책, 107쪽.

14) 위의 책, 108쪽.

15) 위의 책, 111쪽.

16) 권정생, 이오덕, 『살구꽃 봉오리를 보니 눈물이 납니다』, 한길사, 2003, 208쪽.

17) 권정생, 이철지 엮음, 앞의 책, 231-232쪽.

18)「깜둥바가지 아줌마」는 1974년 권정생 제 1동화집인 『강아지 똥』에 다섯 번째 목차에 실렸다. 그리고 1998년 우리교육에서 『깜둥바가지 아줌마』라는 제목으로 단편동화집으로 펴냈다.-이 이야기는, 오랫동안 나미네 부엌의 부뚜막에서 그을음에 찌들어 까맣게 되어 아예 상 위에도 오를 자격이 못되는 깜둥바가지 이야기이다. 깜둥바가지는, 고소하고 맛난 고기 접시로 사용되는 조그만 사기 접시가 멸시를 하고 버릇없이 굴어도 다 포용해준다. 뚝배기가 혼을 내 주라고 하지만 스스로 깨우칠 때까지 참아주자고 한다. 그러다가 사기 접시가 깨어져 버려지고, 깜둥바가지 자신도 금이 간 상처 때문에 쓸모없게 되자 개울에 버려진다. 그러나 슬퍼하지 않고  오히려 바스라져 별이 된 사기 접시를 생각하며 강물위로 유유히 흘러간다.

19) 권정생, 『죽을 먹어도』, 아리랑 나라, 2008, 63-64쪽.

20) 조희연, 앞의 책, 112쪽.

21) 권정생, 「영원히 부끄러울 전쟁」, 『우리들의 하나님』, 녹색평론, 1996, 139쪽.

22) 권정생. 이오덕, 앞의 책, 256쪽.

23) 막심 고리끼, 최윤락 역, 『어머니』, 열린책들, 1992, 122쪽.

24) 권오삼, 「전화로 나눈 7년 동안의 이야기」, 『어린이 문학』, 2009, 6, 12쪽. 발굴 작품-